철학과 학생들이 함께 모여 책을 읽으면서 토론하는 철학과 학회 모임입니다. 서양고대철학, 윤리/정치철학, 예술철학, 영미철학회 , 동양철학의 총 5개의 분과로 진행되며, 소그룹의 발표와 토론을 통해 10주간 철학 개념과 이론들을 배우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공부하면서 배운 주제에 관해 추후에 개인 혹은 그룹으로 논문도 작성할 수 있을 정도의 학술 모임으로 진행됩니다. 철학과 학우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신청 및 문의>
신청 기간: 2024. 3. 21 – 2023. 3. 31
문의: 철학과 사무실 (820-0370)
<진행방법>
1. 학회 모임: 장소와 시간은 학회원과 조율을 통해 정할 예정
2. 신청 인원: 각 학회 당 10-15명 (선착순으로 결정)
3. 신청 자격: 10번의 출석과 과제를 성실히 이행할 숭실대학교 1학년 ~ 4학년 재학생
4. 진행: 각 학회의 교재를 미리 읽고 순서에 따라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 발표는 첫 시간에 결정.
1) 아르케리온 (서양고대철학): 플라톤 대화편 전집, 아리스토텔레스 『범주들, 명제에 관하여』
서양고대를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두 철학자를 고르자면, 단연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철학의 원류라고 알려진 소크라테스는 플라톤의 스승이었으며, 소크라테스는 어떠한 저술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플라톤은 그의 스승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문학적 형식의 철학책을 저술했습니다. 대중적으로 알려져있는 소크라테스의 모습은 바로 플라톤의 대화편에서 전래된 것입니다. 플라톤 대화편을 읽는다는 것은 서양 사상과 문화의 바탕을 살펴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대 헬레니즘 시기를 장악했던 플라톤 사상과, 중세를 거치며 기독교와 습합된 플라톤주의, 또한 르네상스와 근대를 거치며 재해석된 플라톤 사상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 대한 철학자들의 담론이 많고, 그래서 다른 철학책들을 읽게 되면서 플라톤을 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직접 대화편을 읽어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화편 속 소크라테스의 모습은 길거리의 젊은이들에게 쓸데 없는 질문을 던지는 등 매우 장난스러우나 진지한 열정이 있습니다. 여러번 질문을 하며 대화를 논리적으로 이끌지만, 반면 신화를 근거로 들며 비논리적인 말도 좋아합니다. 그는 정치가, 소피스트 너나없이 사람들을 기분 나쁠 정도로 말로 나무라며 결국 정치적 비난에 휘말리지만, 자신은 진리를 낳는 것을 도우려는 산파의 역할로써 충실했다며 항변합니다.
플라톤 대화편을 매주 한 권씩 읽으며 플라톤이 보여주고 싶었던 소크라테스의 모습, 그를 통해 드러내고 싶었던 진리에 대해 질문해 보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도 플라톤 못지 않게 서양철학에 대한 큰 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플라톤에 비해서도 더 많은 저술을 남긴 아리스토텔레스의 책 중에서, 이번 학기에는 “오르가논”의 맨 첫 번째 저술에 해당하는 “범주들”과 그 뒤를 잇는 “명제에 관하여”를 읽으며 아리스토텔레스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오르가논”으로 알려져 있는 책들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 중에서 논리학적 저술을 전통적으로 일컫는 말입니다. 그 중 “범주들”은 낱낱의 표현 형태인 개념을, “명제에 관하여”는 문장으로 표현되는 판단을 다룹니다. 희랍어로 “오르가논”은 본래 톱이나 도끼 등 일을 할 때 쓰는 연장이나 도구, 또는 악기를 뜻합니다. 이후에 전래되어오면서 철학적 사유의 도구라는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오르가논”은 철학을 준비하는 예배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통적 인식과 다르게, “범주들”과 “명제에 관해서”는 엄밀히 말해서 논리학 저술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범주들을 문장의 술어로서 다루지 않고 낱말들이 사물에 대해 서술될 수 있는 형태 속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범주들”은 형이상학과 다른 실체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리학의 외적 분야도 다루고 있습니다. 다른 실체 개념을 제시하는 이유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사물의 실체에 대한 이해를 통해 사물의 특징과 성질을 구별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범주들”은 술어 이상의 사물을 분류하는 근본 개념으로써, 사물 분류의 기준에 해당합니다. “범주들”을 읽으며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에 입문하고 싶으신 분들께 특히 추천합니다.
2) 가리사니 (윤리/정치철학): 장 자크 루소 『사회계약론』
법을 왜 지켜야 하는지 생각해보신 적 있으십니까? 혹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면, 법이 우리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 혹은 권리는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입니까? 국가에서 나온다고요? 그럼 그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졌길래 법에게 그만한 힘을 줄 수 있습니까?
왕정 체제 아래의 불만들이 서서히 위로 떠오르던 근대 유럽에서는 위와 같이 국가의 존재와 그 권위의 근거를 찾으려는 시도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루소의 [사회계약론]은 이전까지 느슨하게 논의되어오던 사회계약설에 그 이름을 붙이며 왕권신수설에 대한 반박으로써 사회계약설의 위치를 공고히 한 저작입니다. 이번 학기 가리사니는 루소의 사회계약론을 읽으며, 루소는 국가와 법의 형성을 어떤 식으로 보았는지, 또 그것이 지금의 사회에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지를 논의하고자 합니다.
3) 언어예술분과 (예술철학): 발터 벤야민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사진의 작은 역사 외』
24년도 언예분은 다양한 예술 분야 중 영화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1학기 학술 활동에서는 매체 미학의 선구자이자, 영화 수용의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였던 벤야민의 저서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사진의 작은 역사」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기술복제로 인한 아우라의 상실이 예술에 어떠한 변화를 일으켰는가, 예술과 제2자연은 어떠한 관계에 놓여있는가, 벤야민이 새로운 영화 수용방식으로 제시한 ‘정신분산’은 무엇인가, 더 나아가 AI 거대언어모델 시대에서 벤야민의 매체미학은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또한 학회에서는 학술 활동뿐만 아니라 영화 비평 활동도 하고자 합니다. 5월에 진행하는 전주영화제에 참석하여 영화를 관람하고 비평지를 발간할 예정입니다.
4) 유레카 (영미철학회 ): 군나르 시르베크 『서양철학사』
24년도 유레카는 영미철학의 관점에서 서양철학의 역사를 설명하는 시르베크의 『서양철학사』를 읽을 것입니다. 책의 분량이 길지만 짧은 호흡으로 유럽 철학사의 맥을 짚는 방식으로 학회를 진행할 것입니다. 특히 이번 학기 유레카가 집중하는 바는 어떻게 해서 영미철학의 관점이 나타날 수 있는데에 초점을 맞추려고 합니다.
5) 궁리독서회 (동양철학): 이석명 역주 『노자』
궁리독서회는 동양철학의 고전들을 읽고, 모여서 토론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방식으로 학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학회는 『도덕경』이라 불리기도 하고 도교의 교도들은 『노자도덕진경』이라고 부르는 노자의 저서를 통해 동양철학의 중요한 주축으로 여겨지는 도가사상을 이해해 보고 다른 학회원들과 토론을 하며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도’라고 불리지만 차마 ‘도’라고 부를 수 없는 ‘도’에 대해 논의를 해보고자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이 읽히지만, 오류가 많았던 왕필본을 보충하는 자료로 죽간본과 백서본을 같이 읽어볼 수 있는 교재를 이용하려 합니다. 본래 동양철학은 사변과 논리에 근거한 학문이라기보다 구체적인 실천 지침으로서의 성격이 더 강합니다. 따라서 동양철학 속의 지혜들을 마주하는 일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반추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