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철학과 16학번으로 입학하여 2022년 2월에 졸업한 최유동입니다.
저는 2022년 3월, 한국교원대학교 일반대학원에 진학하여 석사 과정을 마쳤고, 2025학년도 중등 임용고시에 응시하여 합격하였습니다. 현재는 서울시 소재 고등학교에서 윤리 교사로 근무 중입니다.
부족한 점이 많았던 만큼, 제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다소 민망하고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철학과를 졸업한 뒤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진로 가운데, 교직이라는 길이 있다는 사실을 소개하고 싶어 이 글을 써봅니다. 혹시나 같은 길을 고민하거나 준비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작게나마 참고가 되기를 바라며 저의 경험을 나누어 봅니다.
물론 교직은 다양한 진로 중 하나에 불과하며, 제가 교직을 위해 걸어온 과정 역시 수많은 경로 중 한 사례일 뿐입니다. 이 글에 담긴 모든 내용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에 불과하니,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만 참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철학과에 속한 대부분의 분들이라면 아마 학과에 진학했을 때부터 재학 중 내내 끊임없이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시게 될 것입니다. 여타의 전공과 달리, 철학과는 다소간 정형화된 진로가 없습니다. 좋게 보면 이는 진로에 대해 충분히 숙고해보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지만, 나쁘게 보면 타 학과의 경우, 과 생활만으로도 공유하게 되는 진로에 대한 정보 및 구체적인 준비 방법을 우리 학과의 경우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결국 선택은 늘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지만, 특히나 정보가 부족한 저희 과의 경우, 선택 자체가 너무 막연하고 피상적으로 느껴져, 진로에 대한 고민이나 선택 자체를 유예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선택을 유예하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유예를 통해 놓치게 되는 기회가 일정 부분 있는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그렇게 유예를 하는 과정에서 들게되는 또래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사실 그렇지 않습니다만)은 불필요한 자책감이나 조급함을 낳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일찍 시작하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휴학을 통해 고민을 유예하기보다는, 가능한 재학 중에 진로 방향을 정하고 준비를 시작하는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면 학과 생활 중 최대한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고, 진로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추천드리고 싶은 방법은 학교 내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과 행사뿐 아니라, 펀 시스템 등에서 운영하는 각종 비교과 활동들을 잘 활용해보세요. 이런 활동들은 적성과 진로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선택의 순간에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는 불안을 줄여주는 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 대학원 진학을 위한 준비
철학과에도 교직이수 과정이 개설되어 있으나, 이는 ‘철학’ 교과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입니다. 다만, 현재 중등 임용시험에서 철학 교과의 교사는 사실상 선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에, 철학 교과 자격증만으로는 교사 임용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만약 철학과를 졸업하여 교사가 되기를 희망한다면, 대학원에 진학하여 추가로 교육과정을 밟아야 합니다.
대학원은 크게 교육대학원과 일반대학원으로 나뉘며, 각각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교육대학원
– 야간 수업 (18시 이후) 운영
– 한 학기 최대 6학점 수강
– 졸업까지 통상 5학기 이상 소요
– 대부분 논문 없이 졸업 가능
– 등록금은 일반대학원에 비해 비싼 편 (5학기 기준 약 3,000만 원 이상)
② 일반대학원
– 주간 수업 가능
– 한 학기 최대 9학점 수강 가능
– 4학기 졸업이 일반적
– 졸업논문 필수
– 상대적으로 저렴한 등록금
개인의 상황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으니, 본인의 여건과 목표에 맞추어 대학원을 선택하시면 좋겠습니다.
재학 중, 대학원 입시와 관련하여 준비할 부분은 많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4학년 1학기부터 기출문제나 면접 유형을 파악하고 준비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후 대학원에서의 입학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교직과목 및 대학원에서 요구하는 전공 과목을 일정 학점 이상 수강해둬야 합니다. 해당 기준은 대학원마다 차이가 있으니, 희망하시는 대학원이 뚜렷하게 있으시다면 꼭 해당 사항을 미리 확인하고 학부 수강 신청 단계서부터 유의해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과목 수강 신청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는 좋은 방법은 학부에서 미리 교직 이수를 해놓는 것입니다. 학부 때의 교직 이수는 대학원에서 졸업요건으로 요구되는 교생실습, 교육봉사, 교직 과목 이수 등 많은 부분을 미리 채워주기에 대학원 생활 역시 한결 수월하게 만들어 줍니다. 또한 교직 이수는 교사를 희망하는 또래와 교류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도, 교직 과목을 들어보며 자신의 적성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무엇보다 교생실습이라는 진로와 관련된 가장 직접적이고 보람찬, 그리고 무척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도 이점이 많으니, 가능하면 꼭 해보기를 추천드립니다.
- 대학원 생활과 논문
저는 한국교원대학교 일반대학원 윤리교육과에 진학하여 2년간 석사 과정을 밟았습니다. 졸업 요건은 총 30학점 이수와 논문 제출이었으며, 보통 1~3학기 동안 수업을 집중적으로 듣고, 4학기에는 논문 작성에 전념하는 흐름으로 학교 생활이 진행됩니다.
논문은 1학기에 지도교수님을 선정하고, 3학기 때 논문 계획을 발표한 뒤, 4학기 때 본 논문을 발표하는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교원대의 경우 여러 장단점이 있겠으나, 임용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커리큘럼 및 수업의 퀄리티가 굉장히 좋아,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이외의 장단점과 관련된 부분은 개별적으로 연락주시면 보다 상세히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드리지만, 진학을 고려하신다면 목표 대학원의 졸업 요건과 수강 조건(예: 전공과목 이수 학점, 교직 이수 요건 등)을 꼼꼼히 확인하시고, 해당 학교를 진학한 선배를 수소문해 가능한 다양한 정보를 모아보신 뒤 선택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마무리하며
철학과에 진학하신 많은 분들이 고등학교 시절 ‘윤리와 사상’, 혹은 ‘생활과 윤리’ 과목을 통해 윤리학 및 철학에 흥미를 갖게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관심을 이어 전공을 살리면서도 교육이라는 의미 있는 길을 걸을 수 있는 직업으로서, 교직은 무척 매력적인 싶은 진로입니다.
철학이나 윤리학이 재미있고, 학교 생활이나 아이들과의 교류에 대해 조금이라도 흥미나 동경이 있으시다면 교직의 길은 꼭 한 번쯤 진지하게 고려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길이 흔치 않은 철학과이기에 더더욱이 그렇습니다.
아직 진로를 고민 중이시거나. 교직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신 분, 혹은 해당 진로를 본격적으로 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다 싶으시면 정말 언제든 편하게 연락주세요. 저 역시 교직 이수부터, 대학원 진학, 임용고시까지 늘 정보가 너무 부족해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어,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기꺼이 돕고 싶습니다.
진심을 다해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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